2014년의 마지막 날.

조회 수 3706 추천 수 0 2014.12.31 15:25:20


요즘은 한동안 날씨가 그다지 춥지 않아서 이대로 겨울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오늘은 날이 많이 서늘하지만 그래도 해가 나서 따스해보이는 그런 날이네요.

어느 시점의 마지막 날에는 늘 돌아보면 요란스럽고 들뜨기 보단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하는 마음 때문인지 

지나온 길을 점검해보며 조용하게 마음을 다잡아 보고 다짐도 해보고 (완벽하게 지켜진 적은 없지만) 그렇게 

비교적 평온하게 보내게 되는것 같아요. 

뉴욕에 있는 사람들처럼 다 같이 모여 빌딩 숲 안에서 카운트다운을 외치는 것도 좋지만 그런건 체질상 맞지 않고...

오늘도 여느날처럼 작업을 하며 보낼 예정입니다. 다만 끝이라는 건 늘 아쉬움이 남네요. ㅎㅎ


자 이제 드디어 시작과 끝의 맞닿은 지점에 도달하셨습니다. 

새로운 시작과 긴 여정의 끝. 문을 열고 닫는 이 시점에서,


여러분의 올 한 해는 어떠셨는지요?


저에게는 꽤나 의미있는 한 해였어요. 외적인 성장을 내려놓고, 조금 더 본질적인 부분들을 다져가고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표면상 자주 무대에 서거나 작품활동을 했던건 아니지만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진솔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음악을 할 수 있을까

노래 할 수 있을까... 정말 많이 고민했고 그런 고민들로 희망을 얻기도 하고 때론 완벽하지 못한 내 자신에 자책하기도 하며 

힘을 잃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그만큼 어느 통로로든 소통의 부재도 길어졌고 집 밖을 나가거나 누굴 만나는 횟수도 꽤나 줄었습니다. (원래 그렇긴 했지만...)

조급한 마음을 가진 적도 있었고 잘못 가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내 자신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드문드문 만들게 되어

그 힘으로 일어나기도 하고 공연을 하게 되면 그래도 노래 할 수 있음에 다시 용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깊고 어두운 터널에 길고 오랜 시간 있었던 만큼 그 끝에 빛이 보이는 듯 오래 기다린 희망이 생겼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이 마음은 앞으로 노리플라이를 통해서, 그리고 공연을 통해서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게 되길 바래요.

제가 솔로 1집을 만들면서 만든 노래 중 수록되지 않은 노래 중에 '터널' 이란 노래가 있는데... 그 또한 언젠가 들려드릴 수 있게 되겠죠.


요즘 노리플라이 앨범을 준비하면서 음악 시스템이 조금 바뀌어서 테스트로 지난 솔로앨범을 계속 듣게 되는데요. 

음... 굉장히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걸 내가 어떻게 했지? 와 편곡 죽인다 이러면서...ㅋㅋㅋㅋ.... 죄송합니다...

실은 아쉬운 점도 많아요. 정말정말 아쉬워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그런 부분도 있고..

그러나 이제는 더욱 나은 음악을, 그리고 더 나은 무대를 보여 드릴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건 그 때의 풋풋함이라고 스스로 마음을 다독입니다.

1년간 알게 모르게 저 자신도 꽤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그 중심에서 저를 단련시킨건 아무래도 소극장 장기 공연이겠죠. 

2014년을 이야기하며 그 부분이 가장 큰 부분으로 기억을 차지하고 있기에 꽤나 힘들었지만 인생을 돌아보며 다시는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잘 통과한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소극장 공연이 끝나고서는 후련함+힘듦+체력고갈 이 겹쳐서 한달간 폐인처럼 아무것도 못하긴 했지만... 

저의 음악, 그리고 노리플라이 음악을 가장 밀접하게 들려 드릴수 있는건 소극장이고 

매일 회사원처럼 공연장을 출근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무척이나 소중했습니다. 

노리플라이 3집으로 찾아뵙게 되면 반드시 소극장 공연을 단 둘이서만의 무대로 꾸며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다시 한 번 멋진 기억 만들고 싶어요.



사견이지만 올 한 해는 정말 성경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400년 애굽 노예생활의 이스라엘 백성들, 바벨론 포로로 70년간 붙잡힌 이야기,

예수님의 세상에서 받는 고난...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은 결국 회복을 이야기 하고 있더라구요. 마치 회복을 위해 고난이 존재한 것 처럼.

어려운 역사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지만...히틀러에 의해 유대인 600만명이 학살당한 직후, 1948년에 이스라엘이란 나라가 1800년만에 

다시 세워지는 사건이 증명하듯이 현 시대에도 계속되는 회복의 역사는 저에게 큰 위로를 줬습니다. 


이 이야기들은 단지 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새 한 해를 다시 시작하려는 많은 분들께 

어둠 속에서 회복은 반드시 있어진다 라는 말씀 드리고 싶었어요. 

저와 같이 2015년,  힘을 냅시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2012년 이맘때쯤에는 솔로 앨범에 들어갈 이 노래를 만들며 봄을 기다렸어요. 

오늘은 Home  Again을 들으며 내일을 준비하는 건 어떨까요?


저희는 아마도 봄에 살며시 새 얼굴을 비칠 것 같아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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