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조회 수 3880 추천 수 0 2014.11.26 14:24:20

(서버가 이상했는지 아침에 썼는데 이제서야 올라가네요...)


코 끝까지 시린 추위와 앙상한 나무들, 그리고 아직 첫 눈이 내리지 않아서 겨울이라고 하기엔 좀 낮선 부분들이 있는 그런 계절입니다.

그래도 코트를 사놓고 따뜻한 아메리카노에 적응해놓고 마실때마다 작년 겨울 생각이 나는걸 보니 추운걸 너무너무 싫어하지만

은근히 겨울을 기다리고 있는것 같아요.


거의 매년 빼놓지 않았던 크리스마스 공연을 올해는 안해서 뭔가 항상 분주했던 연말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흘러가고 있고

느슨해진 마음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고 생각이 느려지고 행동이 느려지지만 늘상 이랬던 것 같기도 하고...ㅎㅎ

그치만 캐롤을 올해 못 부르고 넘어간다는건 참 많이 아쉽네요. 크리스마스니까 꼭 캐롤을 해야지 주의는 아니지만 그래도

캐롤을 준비함으로 뭔가 연말의 한가운데 있구나 싶은 그 기분을 올해는 뭘로 느끼면 좋을까요. 그래서 예전에는 12월 초입부터

혼자 캐롤 곡을 만들기도 했었어요. 그 느낌이 좋아서랄까 뭔가 오묘한 끌림이 있어서. 올해는 여유가 좀 있으니 그렇게 해볼까 싶습니다.


10월이었죠. 아주 오랜만 에 노리플라이로 GMF 무대에서 느꼈던 전율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마냥 기뻤던 것 같아요. 옛 전우들과 마주하고 그들 사이에서 우리가 늘 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 함께 호흡한다는게

혼자서 만들어가던 그것과는 정말 많이 다르고 큰 여백들이 매꿔져서 아주 편한 마음으로 노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혼자 적막함속에 빠져들었던 소극장 공연의 그 여백도 많이 기억에 남지만 또 하나 중요한 걸 찾은듯 했던 노리플라이의 그 투박한 느낌이 좋았고

객석에도 익숙한 얼굴들이 많이 보여서 좋았어요. 아주 가까이에서 ㅎㅎ 참 많이 힘이 되었습니다.


이제 새로운 노래들로 찾아뵙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곡 만들때 만큼은 매일 매시간 아주 상반된 기분이 들어요. 한편으로는 막 날아갈 것 같다가 또 한편으로는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빽빽한 나무들에 둘러싸여 길이 없는것 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 시간조차 필요한거라고 위로해요. 잠시 멈추기도 하고 뒤로 돌아가기도 하고 눈이 가려져서 자기 스스로를 못 볼때도 있고...

단순히 음악에서 국한된 모습이 아니고 삶에서 그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걸 알기 때문에 아침에 잠에서 깰 때 다시 한번 다짐 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세수도 안했어요. 아직 이불속에서...ㅎㅎ 그치만 기분이 좋네요.


요즘은 매주 화요일에 학교수업을 다녀오고 있어요. 요즘 학생들이 너무 멋진 활약을 해줘서 새로운 보람을 느끼고 있네요.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슈스케에서 우승도 하고 다들 계속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여줘서 온전히 기쁜 마음이 들어요.

그들을 보면서 그 시절의 내가 보이고 나땐 저렇게 못했는데 싶기도 하면서 정말 대견하고, 또 학생들이 다 심성이 곧고 착해서

나는 참 복 있는 사람이구나 싶은 마음이 많이 듭니다.


열정있는 친구들을 거울삼아 나를 살펴보기도 하고 이들처럼 첫 마음을 가지고 들려드릴 저희의 노래들에도 그런 설렘이 담겨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욱재는 오늘 저녁쯤 제주도에서 올라온답니다. 저도 얼마전 제주도를 다녀왔고 해서 둘 다 지금 제주도 홀릭...그 곳에 거처를 마련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습니다.

제주도 여행기도 쓰면 좋겠는데 왠지 또 하지도 못할 약속 하면 한번의 흑역사가 거듭될 것 같기도 하고...ㅋㅋㅋ

그리고 별 게 없었어요. 카메라도 안들고 가서 사진도 많이 못찍었고 친구랑 심각한 얘기 속깊은 얘기 하느라 이렇다 할 여행기가 없네요.

2박3일은 참 짧더라구요.

다음에 욱재랑 같이 가게되면 원치 않아도 모든게 까발려질 수 있기에...그 때를 기대해주시길!


자 그럼 이제 점심시간이네요. 맛있게들 드시고 남은 하루 따뜻하게 보내세요. 서늘한 겨울의 길목이 여러분들에게 정말 따뜻하길 바라며.

프리즘때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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