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oor의 마지막 걸음.

조회 수 3636 추천 수 0 2014.06.02 18:44:51

벌써 6월이 왔네요.

요즘은 정말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아요. 2014년의 6월은 저 꿈속 너머에나 있을 줄 알았는데

벌써 날씨가 후덥지근 해졌고 더운 비가 내리는 진짜 6월이 왔네요.

 

잘 지내셨나요?

저는 여전히 집안일을 하고 곡을 만들고 수업을 준비하고, 또 공연 준비를 하며 지내고 있었답니다.

여전히 일상은 조용조용하다가 급박해지기도 하고 혼자 멍하니 있다가 사람들과 웃고 떠드는 소중한 시간도 있네요.

물론 조용함과 혼자 멍하니 있는 시간쪽이 압도적으로 많은 저는 날짜감각에 무뎌질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요즘은 매일 아침해가 뜨는 걸 보고 자는데 이상하게 새벽에 집중하게 되는 올빼미같은 성향 덕분에

꽤나 멋진 광경을 베란다에 기대서 매일 5분정도 보다가 잠자리에 듭니다.

조용한 동네여서 그런지 새소리가 많이 들리고 아침을 시작하는 적막한 소리에 잠들기가 가끔 아쉽기도 하고

보통의 생활처럼 밤에 잠드는 삶이 이상적이라 늘 생각하지만, 밤 작업의 고요함과 이 새벽 동틀때의 풍경이 

너무 좋아서 이것 또한 놓고 싶지 않네요.^^

 

하지만 이제는 컨디션 차원에서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해요. 이제 정말 공연이 임박했으니까요.

긴 소극장 공연은 앨범의 기획단계부터 생각해왔고 장기공연을 앨범의 마무리하는 공연으로 늘 생각하고 앨범활동을

달려왔기에 이 공연이 다가오니 아직 잘 실감이 나질 않아요.

 

작년 4월에 A door 앨범이 나오고 이 장기공연을 기획할 때만 해도 아주 먼 일정도로 생각했고 그 때쯤이면 나는

얼마나 성장을 했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돌아보니 성장한 부분도 있고 여전히 그대로인 부분도 남아 있고...

하지만 그게 어떻든 이제 이 앨범을 마무리 할 수 있는 시기가 왔구나 하며 정리가 되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저는 마음이 흐려질 때면 생각나는 일들이 많아서 좋아요.

처음 A door의 노래들을 만들어 나갈때의 벅찬 마음이나 개인적인 외로움. 정말 덥고 더운 날 에어컨 없이 40도가 오르내리는

방안에서도 하고자 하는 마음하나로 버텨냈던 시간. 가사 한줄한줄에 이야기를 담으며 많이 울기도 했던 새벽.

녹음때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며 만들어 나가던 녹음실 공기. 그리고 악기가 쌓여가고 연주자의 손길이 닿을때 더 아름다워져서

귀에 딱지가 앉을만큼 돌려들었던 정제되지 않은 데모들.

처음 건너편 발매하며 느꼈던 감정. 간만에 바깥 외출이라 설레며 촬영했던 앨범자켓 촬영과 뮤비 촬영.

(이제와서 고백하지만 물 위의 피아노는 약간 풍자와 개그가 포함된 것입니다 후후후...)

그리고 처음 음악을 발표하는 음감회와 영화관 시사회의 떨림과 모든 공연에서의 그 긴장감들.

 

정말 많고 많은 기억들이 있네요.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정말 많은 분들께서 저에게 힘을 주신 것 같아서 여기까지 걸어왔다는 생각을 해요.

항상 주시는 응원의 메세지와 공연때 격려와 박수소리. 저의 음악을 듣고 있다는 사람들이 너무 고맙고 힘이 되었습니다.

 

이제 A door의 활동을 이번 소극장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리려고 합니다.

단 한명의 게스트 없이 홀로 진행하는 공연이고 피아노와 노래, 그리고 아주 약간의 색채감을 더할만한 소스를 준비해서

들려드릴 예정이고 처음 제 방에서 음악을 만들었을때 그 가장 원초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이렇게 꾸며봤습니다.

그래서 저희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건들을 가져다가 무대도 꾸밀 예정이고 저 또한 방에서 들려드리는 마음으로

솔직하게 노래 하려고 해요.

앨범을 만든지 이제 1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저도 나름대로 음악적인 어법이 약간 바뀐 부분이 있는데

앞으로 나아갈 방향 또한 들어보실 수 있는 공연을 들려드리기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이제 하나의 문을 닫으려 합니다. 앞으로는 또 어떤 방향으로 어떤 문을 열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문을 닫는다는건

아쉬움과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공연을 열려고 합니다.

긴 호흡의 공연이니 저도 좋은 컨디션으로 여러분들 만나겠습니다. 이제 좀 일찍 잘게요 ㅎㅎ

 

비 오는 6월, 다음주에 공연장에서 만날 기대하며 글 올립니다.

열흘 뒤에 봐요~

 

PS. 안개가 자욱했던 새벽에 베란다에서 보이는 풍경입니다.

 

Untitled-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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