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단상들

조회 수 569 추천 수 0 2019.08.02 15:11:35

커피를 마시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커피를 마시기 전이 잘 생각이 안난다. 아침의 시작은 늘 작업실 근처 커피점에서 차가운 커피를 사오는 걸로 시작한다.

커다란 창문이 있지만 밖의 풍경은 가려진 건물 틈새로 보인다. 영어 어린이집 건물에 큰 나무가 흔들리는 걸 보며 피아노를 치는게 제법 괜찮을 때가 있다. 초록을 무척 좋아해서 공간에 풀을 갔다놔봐도 자연처럼 예쁘진 않다.

이렇다 할 답을 찾지 못할때 소파에 눕거나 조금 걷고 온다. 요즘 뛰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한데 아직 내 발로는 뛸수가 없다.

소극장 공연을 하고나서 얼마간 뭔가 가득찬 기분이 들었다. 행복했고 따뜻했다. 부족함도 많았지만. 다시 시작한 작업의 방향이 조금 더 이상적으로 바뀐 것 같고 용기도 얻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얼마전부터 뭔가를 두고 온 듯 마음이 시큰거렸다. 새로운 노래를 만들때 증상인데 빨리 해야한다는 강박과 완성의 집착등이 만들어 낸 감정의 형태같다.

어릴적 여름은 방학과 여행과 설렘의 계절이었다. 난 여름을 좋아하지만 이상하게도 뜨거운 여름내내 작업을 했던 시절이 기억난다. 솔로 1집을 만들때 집에서 에어컨을 끄고 녹음을 하느라 방안 온도가 40도까지 올랐었다.
에어컨의 잡음이 들어갈까봐서였다. 근데 매미소리가 더 우렁차게 들어가있다. 예전 데모들을 들으면 그야말로 여름 한가운데이다.

사실 지금은 환경이 참 좋아졌다. 그만큼 좋기도 하고 잃은 것도 있다.

요즘 꿈을 잘 안 꾸는데 그게 이상했다. 예전에는 매일 꿈을 꿔서 노트에 적어놓곤 했는데. 기억을 못하는 걸까. 오늘 정말 오랜만에 꿈을 꿨고 요한이를 목욕시키는 꿈이었다. 요한이가 꿈에 나온 건 처음이었다. 예쁜 녀석.

내가 여름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소설의 배경이 여름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여름은 그대로 보기보다 글로 보면 더욱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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