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발매 D-1

조회 수 4076 추천 수 0 2017.03.28 12:48:13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몇 번의 겨울을 보내고 심지어는 봄과 여름조차도 겨울 같은 마음으로 보냈는데 

이제야 실물로 앨범을 받아보고 차에서 시디를 들으면서 어디 빠뜨린 건 없나 체크를 하고 있으니 비로소 앨범이 나오는구나 실감이 납니다. 

잘 지내셨나요 여러분, 드디어 노리플라이 3집으로 찾아뵙게 되었어요.

전해 내려오는 전설처럼 그렇게 노리플라이 3집은 유니콘 같다며 주변에서 우스갯소리를 했는데 저에겐 너무나 실제였고 생생한 현장이었기에 어서 이 날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눈물이...)


발매를 앞두고 몇 번의 인터뷰를 하고 방송을 하면서 빠지지 않는 질문이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느냐 물어보시는데 저희로써도 대답이 확실치 않아서 뜬구름 잡는 소리들을 했던 것 같아요. 주제가 크고 광범위해서, 곡이 길고 장황해서, 등등 여러 가지 말을 갔다 붙여도 여전히 그 시간은 너무 길었기에 대답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한가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그 시간이 있었기에 앨범을 완성할 수 있었다 랄까. 할수 있다라는 자신감에 불타서 작업에 임했을 때 순조롭게 앨범이 나왔다면 아마 결과물이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동안 힘든 작업으로 점점 말수가 줄어들고 가장 솔직한 자신을 만나게 되고 인내의 시간이 늘어갔기 때문에 아마 우리는 더욱 깊은 것을 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여정'이란 노래는 아마 그 전이었으면 결코 완성할 수 없는 메세지가 담긴 것 같아요. 정말 한치 앞이 안보일만큼 우리 마음이 끝이 안보이는 길을 가는 것 같았기에 그 마음을 담을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이 모팔에 쓴 글이 전반적인 모티브가 되었답니다. 

녹음은 가장 빨리 끝났어요. 노래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확실한 방향과 목적이 있기에 모든 것이 너무 자연스럽게 흘러갔습니다.

아 레코딩이란게 이런거구나, 그 순간을 포착하는구나 하고 오랜 레코딩 경험중에도 아주 특별한 에너지를 느꼈습니다. 그걸 사람들이 느껴주시는 것 같아 너무 신기하고 감사하네요. 뮤비도 큰 힘이 되었구요! 우리의 오랜 헤메임이 모두 의미 있어지는 값진 뮤비였던것 같아요.


한곡 한곡 다 말하자면 모두가 여정만큼 사연이 있는 곡들이고 어느 한곡을 꼽을수도 없을만큼 모두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앨범을 하나 하고 나면 몸은 완전히 가루처럼 갈아지고 부서진 느낌이지만 노래들에 그 생명력이 담겨서 마음은 너무 기쁘답니다. 


개인적인 일을 말씀드리자면 제가 음반 작업 막바지에 쿠웨이트를 다녀왔는데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단체로 형제 교회인 현지 교회를 약 열흘간 방문했었어요.

모두가 반대하는 일정이었는데 그곳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이 서로를 위해 나누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정말 많은 걸 느꼈던 것 같아요. 

나도 나만을 위해서 사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거구나. 가족을 위해, 나의 몸담고 있는 곳을 위해 살아야겠다 다짐하며 앨범을 완성 할 수 있었고, 만약 그 일정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까지도 타성에 젖어 앨범을 헤매고 있지 않을까 하는 무서운 상상을 해봅니다...


이번 앨범 작업을 총평하자면, 내가 다시 이렇게 작업 할 수 있을까? 인 것 같아요. 그 기간은 말할 것도 없고 거기에 들인 노력과 에너지는 어쩌면 다시 올 수 없는 시절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기존 노리플라이와 솔로앨범을 통해서도 얼마간 느꼈지만 이번 앨범은 그 시절들을 완성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생각의 변화도 컸기 때문에 부담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에요.

항상 다짐하는 게 다음 음악은 좀 쉽게 가자...인데 그게 말처럼 되지를 않네요. 기준은 점점 높아져만 가고...좀 내려놓는 연습을 할까 봐요. ㅎㅎ


이번 앨범도 총 11곡이 담겼습니다. 이상하게 11이란 숫자가 우리에게 무슨 의미인지, 전혀 의도하진 않았지만 어쩌다 곡을 넣고 빼고 하다 보니 또 그렇게 되었네요. 

요즘 시대적인 흐름과는 맞지 않게 곡들 자체의 러닝타임도 길어서 꽤 긴 호흡의 앨범이 되었지만 한사람에게 한 모습만 있는 게 아니듯, 

우리도 다양한 음악색과 메세지를 전해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노래들을 썼습니다.

이제 뮤지션들도 변화하고 한 곡으로 승부를 보기도 하지만 저희는 이런 앨범 형태가 더 마음에 들고 깊이 있게 전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드디어 내일이라니 다들 어떻게 느끼실지 무척 기대되고 떨려요. 모든 곡에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게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부디 편안하게 들어주시길 바라며...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할게요. 공연도 기대해주시고 기다려 주셔서 너무 고맙고 한편으로는 너무 미안하고...

할 말이 너무 많지만 활동하면서 천천히 꺼내기로 할게요. 내일 잘 들어주시고 계속 여러가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노리플라이 라는 이름으로 다시 걸어가겠습니다. 이제는 새 노래들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눈물이...)

모팔은 항상 내 마음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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