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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파트 1, 소박한 듯 화려했던 여행의 끝!
글쓴이 Dori 날짜 2014.06.23 10:55 조회 수 487

와 사실 제가 지인분과 함께 너무 벅찬 마음에 소주 한 잔을 좀 거하게 했는데요

아직까지 술이 알딸딸 하니 덜 깬 상태여서. 그래서 취중에. 후기를...

(팀장님 : 하라는 일은 안하고!)

업무 효율이 현저히 낮은 월요일 아침은 원래 딴짓으로 시작해야 제맛이죠. 그렇습니다. 


마치 순관님의 하루를 엿보는 듯 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방으로 초대받아 이런저런 곡들을 들려주시는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던 8일이었습니다.


소극장 공연이란게, 그리고 단 한명이서 꾸려나가는 무대라는게 많지는 않잖아요?

소극장 장기 공연으로 유명한 루시드폴님도 건반/피아노 세션을 두기도 하셨고,

작년 준일님이나 이소라님의 공연에서도 두세명 정도의 세션이 있었죠.

혼자서 피아노를 치면서 하는 공연이니, 얼마나 많이 준비하셨을지 기대도 되고,

그리고 그 혼자의 싸움이 되었을 그 시간들을 토닥여드리고 싶기도 하고.


이전에 영상을 통해서 들려주셨던 곡이 공연장에서 잔잔히 흘러나오고, 

순관님이 문을 열고(ㅋㅋㅋㅋㅋ) 천천히 걸어오셔서 피아노 앞에 앉으신 후에,

그 곡이 끝나길 기다리시는 짧은 그 순간도 너무 좋았어요.

파르르한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전에 말씀드렸던 긴 여행을 떠나요나 우연일까요나 킵고잉의 피아노 편곡 말고도,

변하지 않는 것들의 2절 들어가면서 왼손에서 딱 절도있게 스타카토?는 아니고 딱딱 끊어서 반주하시던 부분이 있었는데

그 부분은 정말 들어갈 때마다 심호흡을 하면서 들었을 정도로 좋았답니다 ㅠㅠㅠㅠㅠ

물론 긴 여행을 떠나요 후반부의 유려한 간주라던지, 우연일까요-킵고잉으로 이어지는 킵고잉의 인트로라던지 하는 부분들도

정말 피아노 소리 하나하나에 귀 기울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변하지 않는 것들-긴 여행을 떠나요로 이어지는 긴 여행을 떠나요의 인트로도 인상깊은데요,

발걸음을 조심히 떼어 정말 '긴 여행'으로 향하기 위한, 숲 속 길을 걸어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거기에 Comma까지 이어지니, 정말로 '여행을 시작한다'는 느낌도 들었구요. 

'긴 여행'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멋진 편곡과 선곡이었습니다!


커버곡들은 하나 하나 너무 좋았다는 말 밖에는 못 할 것 같아요. 

커버곡을 잘 들을 수 없었어서 더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뭄의 단비 같은 한 때였습니다. 흑흑흑.

앞으로도 커버곡 종종 불러주세요. 이렇게 잘 하시면서 왜 아껴만 두세요 ㅠㅠㅠㅠㅠ

골든에이지는, 피아노만으로 꾸려지니 더 아련아련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특히 피아노 간주!)

조금 외로운 듯한 느낌을 빼놓을 수 없어서 들으면서도 훌쩍인 적이 많았는데,

19일의 공연에서 어디선가 들려온 (그 땐 몰랐던) 욱재님의 휘파람 소리가 섞였을 때의 그 기분이란.

뭐랄까, 무대에 앉아계신 순관님도 덜 외로워하시겠단 생각도 들고, 그 짧은 시간에 말로 표현 못할 많은 기분이 들었네요.

노리플라이 기다릴게요 엉엉엉엉엉

꿈의 시작에서는 역광으로 비추는 스탠드 조명이 멋졌어요. 아티스트의 고뇌를 표현하는 듯한 조명 으으으 ㅠㅠㅠㅠ

이렇게 살고 있어는, 길게 말하지 않아도 그 감정이 잔잔하면서도 세게 다가와서 지난 Tonight때도 그렇고, 늘 인상깊게 듣게 되는 곡이었습니다.

첫 이틀에 하신 그대 걷던 길도 좋았어요. 파란 조명하고 어우러져서!


우연일까요와 킵고잉은, A door에서도 제일 화려한 편성을 가진 두 곡인데

그 화려함이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 그대로 표현된 것 같아서 놀라웠습니다.

특히나 우연일까요의 경우엔 잘 만들어진 재즈의 느낌도 나고 해서 8일 내내 끙끙 앓았던 곡이랍니다.


맥북 피쳐링의 바람은 어둡고와 원모어타임은, 정말 바람이 씨게(?) 부는 어두운 언덕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혼자서, 그런 언덕에 서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할 만큼 멋진 소리들이 압권!

개인적으론 정말 한순간 나조차 사라져버리는 듯한 느낌의 원모어타임의 엔딩을 좋아하는데요, 

이번 공연에서는 그 외로운 언덕에 서있다가 정말로 저마저 싹- 지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소름까지 끼쳤었어요. 으으으. (앓이)

사실은 처음엔 피아노와 독대하는 컨셉의 무대에서 굳이 맥북을 사용해야 했었을까... 하는 기분도 들었었는데,

들으면 들을 수록 그 소스 하나하나의 소중함이라던가, 그 효과를 듣게 되는 재미가 있어 오히려 감사하단 기분을 들게 했던 무대였습니다.

혼자 꾸려나가시는 무대가 아니면 이런 소스 하나하나를 직접 들려주실 기회도 없기도 하고,

이런 기회를 통해 음원의 작은 소스 하나 하나를 다시 한 번 귀기울여 들어볼 수 있게 되기도 하구요.

(실제로 원모어타임의 잔비트 드럼 소스를 발견한 저는 매우 기뻤다고 합니다!)


건너편이나, A door는 특히나 피아노 한 대만으로도 많이 들려주셨던 곡이긴 한데,

소극장에서 다시 들으니 더 내밀해진 기분이었어요.

특히나 건너편은 부르실 때 마다 외로워지신다고 하시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건너편을 들을 때마다 춥고 외로운 겨울로 돌아간 듯한 착각마저 들거든요.

그 감정이 고스란히..는 아니라 해도 이렇게까지 전해질 수 있다는게 참 놀랍기도 하고.

순관옹이라는 맥북에 꽂힌 백몇개의 아이폰/아이팟들처럼 이렇게 감정 강제 동기화가.... 아으으...

이렇게 외로운 기분으로 건너편이나 A door를 부르실 날도 생각해보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싶기도 하고

(한동안은 들을 수 없겠지요 ㅠㅠ.... )

그렇게 생각하다보니까 더 감성감성해졌던 듯 합니다. 허허.

그 지극히 사적인 마음을 담았다고 하셨던 건너편은, 순관님 말씀 그대로 이제는 듣는 사람들 개개인의 이야기가 되어

더이상 순관님만의 이야기로만 남아있지 않으니까, 이젠 그 외로움을 조금은 덜고 행복해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순관님이 좀 많이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헤헤.



조명의 색깔이 그렇게 다양하지 않았는데도 방 안의 시간을 표현하는 것 처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도 좋았고,

둘째주에 피아노 뚜껑이 활짝 열리면서 피아노가 가진 본연의 맑은 소리를 그대로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ㅠ_ㅠ

킵고잉과 긴 여행을 떠나요에서 인트로라던가, 간주에서 살짝살짝 변화를 주시기도 하셨는데 어휴, 그냥 녹아요 ㅠ_ㅠ....

피아노만으로 새로 들려주신 몇몇 곡들은 정말 피아노 연주만으로도 훌륭한 곡이 될 것 같아서 

저 역시 다른 분들처럼 언젠가 여유가 생기시면 피아노 연주곡 앨범 하나 내 주시길 간청드리는 바 이옵니다 ...♡ 헤헿


고정으로 하셨던 몇몇 멘트들도 생각나고, 하는데

제일 기억에 남았던 것 중 하나는 첫날의 '사명'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사명'이라는 단어가 가진 묵직한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는 건 저 뿐만이 아닐 것 같구요. 

자신의 삶을 음악으로 이야기하는 사명이 있다고 생각하고 계신다고,

좀 더 단단해져서 그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것이 소망이라고 하시는 말씀에 괜시리 울컥했네요.


진짜 이번 8일간 그 흔한 음이탈 하나 없이 무사히 공연을 마치셨다고 자랑하고 다니고 싶고 ㅠㅠㅠㅠㅠㅠㅠ

어제 A door까지 무사히, 잔잔히 마무리 지으신걸 보면서 얼마나 많은 감정들이 피어났는지 몰라요.

특히나 어제는 피아노도 거의 안 틀리시고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셔서 ㅠㅠㅠㅠ 감동이 몇배로....

(내꺼라면은 그런 가사 쓰신 영배님이 잘못하신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토요일 즈음마다 살짝 위험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넘어가시고 

다시 일요일마다 좋은 모습 보여주셔서 많이 노력하고 계시구나- 하는걸 느낄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들을 남겨주시고, 보여주시고, 들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단 인사를 남기고 싶었네요.

멋진 공연 만들어주신 순관님과 문희님, 음향감독님, 조명감독님 스태프분들 모두 고생하셨어요!

덕분에 여름날의 시작을 멋지게 장식할 수 있었습니다.

푹 쉬시고 파트 투때 만나요 ㅇ<-<....

열흘을 또 어찌 기다리죠 엉엉엉엉




P.S.

키도 딱 좋고 매너도 좋고 시간도 많고(ㅋㅋㅋㅋㅋ) 성격도 좋고 바람기도 없고 어휴 이거 딱 순관옹이라 웃으신건가요 (뻔뻔)

이번에 내꺼라면 부르셨으니 다음엔 난좋아 불러주시나요 (집착) (포기는 배추 셀 때나 쓰는 단어다)

내꺼라면보다 덜 오글오글한데 (포기는 배추 셀 ㄸ..)


P.S 2

순관님은 문을 열고 들어와서 다시 그 문으로 나가는게 없어보인다고 하셨는데, 

개인적으론 A door의 컨셉이라던가, '순관님의 방'이라는 컨셉에 더없이 들어맞았던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킵고잉때는 조금 놀랐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적응되어서인지, 아니면 컨셉에 맞단 느낌이 들어서인지 그것마저 좋았어요. 


P.S.3

제 컬러링을 소개합니다 (.....)

사실 '장가 못가요'는 '너 그러다 시집 못간다'는 친구들의 말을 수없이 들어온 제 경험적인 이야기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