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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 날은 2월 18일이였습니다 ; '건너편'에 관한 짧은 글
글쓴이 이창의 날짜 2013.04.02 22:13 조회 수 832

그 날은 2월 18일이였습니다.


보통, 앨범을 녹음하는 제작과정을 진행하다보면, 세션들과, 스튜디오등의 녹음 일정등을 조율하고

선정하고 그런 일들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여러명이 인볼브되는 제작에서 스케줄의 조정은 한 번 틀어지거나 그러면 무척 머리가 아파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어떻게보면, 앨범 세션녹음 기간중 가장 큰 산은 스트링 녹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인원이 많이 동원되고, 그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스튜디오에서 진행해야 하고, 한 번 녹음할 때 앨범의 수록곡 대부분을 녹음하게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스트링 녹음을 마쳤다, 라는 것은 반주녹음이 거의 다 끝나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스트링 녹음을 앞두고, 순관옹은 수록예정곡의 일부를 바꿔버립니다.

그리고는 데모등을 통해 들어본 적 없는 노래를 녹음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녹음 방법은 피아노와 스트링이 동시에 녹음되야 하고, 피아노 연주자분이 스트링 지휘자분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아...


그게 가능할 만한 스튜디오가 어디있을까? 머릿속의 리스트에서 여기저기 생각해보니 도무지 딱 생각나는 곳도 없었습니다. 이럴때 업계용어로 각이 안나온다고도 합니다.


예정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가다보니, 저는 꼭 이 곡을 이번에 해야 할까? 다음앨범에 하는 게 어떻겠냐, 라고 순관옹을 설득해보았습니다.


순관옹은 요지부동.  이 노래 꼭 이번에 해야 해요.  이번에 못하면 5년동안 못 할 거 같아요, 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하아...


이후 어찌저찌하여 좋은 스튜디오를 발견, 그리고 세션분들과 스튜디오기사님들에게 설명을 드리고 결행하게 됩니다.


스케줄상 스트링녹음의 마지막 순서로 대미를 장식하게 되었습니다.


2월 18일, 3시에 시작한 녹음은 순조롭게 진행 되었습니다.  천장이 높고 울림이 좋은 스튜디오와 확실한 실력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스트링 세션으로 무척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9시가 되어, 피아노 연주자분이 도착하시고, 마지막 곡 '건너편'을 맞춰보기 시작합니다.


그 때까지의 녹음 트랙은 순관옹이 집에서 녹음해 온 가이드 보컬트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건너편'은 아무것도 없었기에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를 세팅하고, 그 자리에서 가이드 보컬트랙도 동시에 녹음하기로 하였습니다.


연주가 시작되고... 순관옹이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시작하였습니다.







1절이 끝나고 후렴이 시작될 때, 뒷쪽에서 찌리릭, 하는 무언가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넋을 잃고 노래를 듣고만 있었습니다.

저는 고백합니다.  그 날 그 순간. 순관의 노래를 들으며 느낀 그 무언가는 정말 느끼기 힘든 감정이었습니다.  


노래가 끝나고, 순관에게 말했습니다.

'노래 좋네, 이거 하길 잘한 것 같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네가 이 노래를 하자고 단호하게 얘기해줘서 고맙다.  이런 노래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사실 이런 생각이나 말은, 6년째 그의 앨범제작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있는 저로선 좀 쑥스럽긴 합니다.

하지만, 정말 사실이였습니다.  노래를 듣고 기뻤습니다.  자랑스러웠습니다.  그 어느때보다 순관이 멋있어보였습니다.

(물론 멋있게 보이는 건 오래가지 않았습니다만 하하하)


내일, 보다 많은 분들이 제가 그 때 느낀 그 감정을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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