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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후기)2014.06.22 PAR1 소극장공연 잘 다녀왔습니다.
글쓴이 렐리 날짜 2014.06.23 00:14 조회 수 429


드디어. 2달 동안 기다리던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많은 것들을 기대했고, 많은 것들을 원했었는데 그건 아마 제 착각 속에서 만들어 낸 말도 안 되는 기대감이었나봅니다.

그냥 순관오빠는 자기 전 제 핸드폰을 통해 저에게 자장가를 불러주셨던 그 분이셨어요.

기대했던 것도, 원했던 것도 다 부질없는 것이라는 걸 공연장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깨달았지요.


항상 그랬던 것처럼 순관오빠는 피아노와 함께 다가왔고, 약간 찌푸린 눈으로 관객들을 다 없애고

제 눈동자에 피아노 치는 순관오빠 한 사람만 담는 순간 '아, 매일밤 그 모습이구나' 하고 매일 밤에 만난 그 사람처럼

그냥 그 사람처럼 순수하게 마음 속으로 스며들어오셨어요.



공연의 두 시간은 지난 시간 불면에 시달리며 밤 12시부터 동이 텄던 6시까지의 시간만큼이나 길었어요.

대부분의 지나간 순간이 짧다고 느끼시지만 저는 무척이나 길었던 시간들이라고 생각해요.

내 마음에 남은 게 너무 많고, 많은 생각이 떠오르고 많은 이야기들이 스쳐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어제의 허송세월로 보낸 하루는 참 짧지만, 오늘의 공연은 매우 길게 느껴졌어요.


저는 자주 혼자 누군가를 좋아하고, 혼자 그 사람모르게 이별하는 요상한 사랑을 하고 있는데,

며칠 전에는 20대 초반에 너무도 좋아했던 사람, 내가 먼저 다가가길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과 몇 년의 눈치게임 끝에

결국 그 사람이 떠나버렸어요. 제가 조금 더 적극적이게 표현하기를 바란 것 같은데, 저는 그러지 못했거든요.



'그렇게 웃어줘' 를 듣는 순간, 음악 파일로나 CD에서는 매우 밝은 분위기이면서 슬픈데 반해

오늘 공연에서의 그렇게 웃어줘는 그냥 대책없이 슬퍼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걸 겨우 재흡수를 시켰어요.

누구나 자신의 사랑은 특별하고, 자신의 모든 경험, 것들, 삶.. 다 남들보다 더 과장되고, 화려하고, 멋진 삶이라고 생각하잖아요.

저 역시 매번 하는 짝사랑도 나 혼자 너무 마음아파하면서 전전긍긍하며 세상 모든 짝사랑의 아픔 다 가진 듯이 괴로워하고.

그런데 오늘 이 노래와 함께 순관오빠의 이야기를 조금 듣다보니 내 삶이, 내가 100으로 이루어진 숫자라면

그 사람은 내 기준에서는 90을 차지했던 아픔이자, 사랑이자, 삶이자 미래였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100중 0.001도 안 되는 거 가지고 참 힘들어한다. 라고 생각할 거라는 거예요.  

지나가 버릴 일들, 수 많은 경험과 기억을 담을 공간을 계속 만들어 내야 하는데, 불 필요한 하나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는 느낌.

말이 조금 어렵게 쓰는 것 같은데.. 결론은 그렇게 웃어줘를 들으면서 후회로 남았던 그 사람을 이제 완전히 보냈다는 거..

0.01이 0.001이 되고 0.001이 0.0001이 되어도 내 기억에는 남아있지만 예전처럼 나를 힘들게 하지는 않을거라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또 두 번째로 좋았던 곡은 바람은 어둡고. 맥북과 함께 한 공연은

제가 좋아하고 미치고 환장하는 일렉트로닉과 약간의 영화음악 같은 분위기 덕분에 잠시 무의식의 여행을 하고 온 기분이었어요.

제가 이이언님이라는 가수 분을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하는데, 일렉트로닉 좋아하시면 아마 좋아하지 않을까 추측해보면서

이이언님, MOT앨범 많은 분들에게 추천해봅니다..

무튼 이게 아니라. 바람은 어둡고는 바람이 색이 없다고 말씀하신 순관오빠와는 달리 저는 색이 있다고 생각해요.

날 좋은 날 불어오는 바람은 하늘색, 더운 날 불어오는 에어컨 바람은 흰색. 여름의 낮에 불어오는 더운 바람은 주황색.

불길 속에서 부는 사람은 빨간색.

오늘의 공연을 바람에 덧대어 보자면, 봄날의 잔디를 움직이게 하는 연두색같은 느낌.

따뜻함이 묻어나는 공연이었어요.



세 번째로 좋았던 곡은 생각보다 끝나지 않은 노래.

가사를 완벽하게 알지 못했던 곡이지만, 앵콜곡으로 함께 부르는데 소름끼칠 정도로 가사가 술술 나와서

'와 이 사람 내 무의식에 언제 이렇게 많은 공간을 자리잡고 있었지?' 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노리플라이 새 앨범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는 뜬금없는 말로 곡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후기는 마칠게요.


다른 노래도 다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전 내꺼라면이 조금 별로 였었어요. 그냥. 조금. 아주 조금 별로.

오글거리고 자신없으시면 부르시지 말지.. 차라리 유재하님 노래나 봄날의 바람 같아요를 들려주시지..

막공이라고 조금 힘 주신 듯...ㅎㅎ


아,

오늘 순관오빠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보았어요.

역시 생각했던 것보다 오빠는 저음의 힘이 참 강하고 음이 안정적이라는 것. 또한 멜로디가 너무 예쁘다는 것.

그리고 비난과 돌 맞을 준비하고 이거 이야기 해볼게요..

고음과 저음을 오가시는 게 너무 격정적? 이라는 거? 언제 이런 고음을 잘 내는 가수가 되셨지? 싶으실 정도로

고음 음역대가 참 높아지신 것은 좋지만, 잔잔할거면 아예 잔잔하거나 고음 노래라면 고음으로만 이루어졌다면

아, 이 사람 참 다양한 노래에서 소리가 참 좋구나. 했을 텐데.. 소극장의 특성상이 아니라

그냥 고음, 저음 오가실 때 조금 뭔가 조화롭지 못하구나, 놀이기구마냥 급 떨어지고 급 올라가는 구나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습니다.

뭔가 급하게 부르는 느낌도 많이 들었고, 연주나 노래나 서둘러서 하시는 느낌..? 이 조금 들어서. 더 그랬었나봐요.

밴드로 했으면 안 그러셨으러나., . .

무튼 다 치우고 여기서 핵심은, 순관오빠 라이브 실력이 엄청 늘었다는 거.

더 이상 라이브를 들으며 놀랠 심장 붙잡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거.




어쨌든, 소원을 이룬 하루라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음악은 생각보다 생 목소리를 거치니 너무 슬펐고, 

우주는 넓고 저 사람과 나는 우주의 작은조각도 아닌 먼지도 아닌 매우 작은 존재구나 하는 느낌이 들면서

저 사람 참 행복하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실제 순관오빠의 생활은 잘 모르지만, 행복해 하셨으면 좋겠어요. 행복하셨으면.


오빠의 작은 문이 닫힐 때 온 어둠에 잠시 잠식될 뿐, 

결국 눈은 빛을 찾아내고 그것을 인식함으로 인해 문 뒤의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이게 되시겠죠.

이 새로운 세계 속에, 창조할 모든 것들에 희망을 담아 언제나 지금처럼 행복하실 수 있으시기를.


순관오빠의 많은 발전과 기대 전해드리면서. 후기를 한 번 마쳐볼까 합니다.

비루한 글, 문장력 가독성 떨어지는 글, 순관오빠 창법 지적질 등.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한 글이지만

그냥 저의 오늘의 모든 것을 쓰고 싶었어요. 순관오빠가 말씀하셨던 것처럼 가상으로 꾸미고 거짓말을 할 수 없으니까.

이것도 내 인생의 부분 중 하나이니까.





*ps. 제가 가운데 맨 뒤 오른 쪽쯤 앉았는데 511번? 510번? 509번? 에서 공연 중간중간마다 사진찍으시던 여자 분 두분.

옷 촌스럽게 입고오셨던 여자분 두분. 안경쓰신 단발머리 여성분! 진짜 그러지 맙시다.

제가 조금 어이없어서 일부러 처다보기도 했고, 보면서 한숨도내쉬었는데 저를 인식하기는 커녕 무시하고

그 옆에 분은 진짜 자주 찍으셔서 살짝 화날 뻔.

하지 말라는 짓은 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순관오빠 공연 뿐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제발.



무튼, 감사합니다. 순관오빠. 이렇게 살고 있어가 셋리스트에 들어가 있어서 너무 진심으로 행복합니다.

여전히 정신 못차립니다. part2에서 뵙겠습니다.


part2는 아직도 난.. 들려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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